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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지표
한 나라의 경제가 건강하게 유지되려면 경제규모에 맞는 적정량의 통화가 필요하다. 경제규모에 비해 돈이 너무 많으면 인플레이션이, 너무 적으면 디플레이션이 발생하여 물가의 지속적 상승이나 실업 등의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중앙은행은 경제에서 유통되는 화폐의 양을 적정 수준으로 관리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시중에서 유통되는 통화의 양을 정확하게 측정할 필요가 있다.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통화량을 나타내는 척도가 곧 통화지표이다. 통화지표는 통화를 어떻게 정의하는가에 따라 여러 가지가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M1과 M2를 통화지표로, Lf와 L을 유동성지표로 이용하고 있다. M1은 화폐의 지급결제수단으로서의 기능을 중시한 지표로 시중에 유통되는 현금에 예금취급기관의 결제성예금을 더한 것이다. M2는 M1에 예금취급기관의 각종 저축성예금, 시장성 금융상품, 실적배당형 금융상품, 금융채 및 거주자예금을 더한 것이다. 통화지표보다 포괄범위가 더 넓은 지표가 유동성지표인데 Lf는 M2에 예금취급기관의 만기 2년 이상의 정기예적금, 금융채, 금전신탁과 생명보험회사의 보험계약준비금 및 증권금융의 예수금 등을 포함한다. L은 Lf에 기업 및 정부 등이 발행한 기업어음, 회사채 및 국공채 등 유가증권을 포함한다. 한국은행은 외환위기 이전까지는 M2를 명목기준지표(target)로 하여 그 증가율을 정하고 이를 달성하고자 하는 통화량목표제를 시행하였다. 그러나 1990년대 후반부터 새로운 금융상품의 출현, 금융시장의 발전 등으로 통화량과 실물변수간의 관계가 약화됨에 따라 한국은행은 여건 변화에 부합하는 새로운 통화정책 운용체계인 물가안정목표제를 1998년 도입하여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다. 물가안정목표제 도입 이후 통화량은 달성해야 하는 명목기준지표가 아니고 물가 및 경기 전망 등을 평가하는 정보변수로서 활용되고 있다.
통화정책 커뮤니케이션
통화정책 커뮤니케이션이란 중앙은행이 통화정책 수행과정에서 가계, 기업, 정부 등 경제주체 및 시장과 행하는 일련의 소통행위를 말한다. 여기서 통화정책과 관련된 커뮤니케이션은 단순히 통화정책 관련 정보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시장의 경기인식, 경제주체들의 통화정책에 대한 반응, 정부와의 정보 및 의견 공유 등 피드백 과정을 모두 포함한다. 1980년대 후반 이후 금융시장의 규모가 커지고 금융기관과 금융상품이 다양해지면서 통화정책의 유효성 저하에 대한 우려가 증대됨에 따라 중앙은행은 통화정책의 내용과 의도를 분명하게 알려 시장 참가자들이 정책의도대로 움직이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었다. 1990년대 들어 물가안정목표제를 도입한 중앙은행이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커뮤니케이션은 더욱 강화되었다. 물가안정목표제에서는 중앙은행이 물가상승목표를 사전에 명시적으로 제시하고 중간목표 없이 경제주체의 인플레이션 기대를 유도함으로써 목표를 달성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정책금리 결정에 관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직후 이를 즉시 공표하고 있으며 한국은행 총재가 기자회견을 갖고 정책결정 내용 및 배경에 대하여 상세히 설명한다. 아울러 정책결정 과정에서 토의한 내용을 의사록에 충실히 기록한 후, 일정 기간이 지나 공개하고 있다. 또한 총재를 비롯한 금융통화위원 등은 연설, 강연, 인터뷰, 학술대회 참석 등을 통해 통화정책의 현안이나 향후 정책방향 등에 대하여 국민에게 알리고 있으며, 국회에 대해서도 1년에 2회 이상(현재 연 4회)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작성하여 제출함으로써 책임성(accountability)을 다하고 있다.
통화정책 운영체제(monetary policy regime)
중앙은행은 역사적으로 경제구조의 변화, 금융시장의 발달 정도 등에 따라 다른 형태의 통화정책 운영체제를 도입해 왔다. 통화정책 운영체제는 명목기준지표(nominal anchor)를 기준으로 구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는 통화정책체계의 구성요소 중에서 최종목표나 정책수단 등은 어느 나라에 있어서나 본질적으로 비슷하며 차이가 있다고 하더라도 대개 정도의 문제라 할 수 있지만, 통화정책 수행에 있어 어떤 명목기준지표가 적합한지는 각국의 경제구조와 금융시장 발달 정도 등에 따라 달라지므로 상당히 큰 차별성을 갖기 때문이다. 여기서 명목기준지표란 중앙은행이 최종목표와 연관성이 높다고 생각하여 중점 관리하는 명목변수를 의미한다. 통화정책 운영체제는 명목기준지표를 통화량, 환율, 물가상승률 중 어느 것으로 하는지에 따라 각각 통화량목표제(monetary targeting), 환율목표제(exchange rate targeting), 물가안정목표제(inflation targeting)로 나뉘어진다. 일각에서는 기존 통화정책 운영체제의 대안으로 명목GDP목표제(nominal GDP targeting) 등과 관련한 논의도 이루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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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은행
일반적으로 중앙은행은 독점적 발권력을 바탕으로 금융기관에 부족자금을 대출하는 은행의 은행 기능과 정부의 세입 및 세출을 관리하고 필요시 부족자금을 대출하는 정부의 은행 기능을 수행한다. 아울러 통화량 및 금리 조절을 통해 물가안정을 포함한 거시경제의 안정을 도모하는 한편 최종대부자 역할, 거시건전성 정책 등을 통해 금융안정에도 기여한다. 중앙은행이 처음부터 이러한 기능을 모두 수행한 것은 아니며 경제발전에 따라 진화하면서 여러 기능이 추가되었다. 중앙은행의 효시로는 1694년에 설립된 영란은행(Bank of England)을 꼽을 수 있다. 당시 영란은행은 상업은행이었으나 정부의 은행 역할을 수행하면서 화폐발행에 대한 독점권을 부여받았고 점차 은행의 은행 기능을 확대하면서 오늘날과 같은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20세기 이후에는 금본위제가 폐지되고 화폐의 적정관리가 중요해지면서 통화량 금리 환율 등의 관리를 통해 물가안정을 포함한 거시경제의 안정을 도모하는 통화신용정책이 중앙은행의 핵심기능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1970~80년대에는 석유파동 외채위기 등에 따른 물가불안과 경기침체에 대응하여 거시경제 안정화 노력을 강화하였고 이 과정에서 통화신용정책의 중립성을 제고하기 위한 제도개선이 있었다. 1990년대 이후에는 금융자유화 등을 배경으로 새로운 금융상품의 출현 등으로 통화량 관리가 한계를 보이면서 한국은행을 비롯한 다수의 중앙은행이 물가안정목표제를 도입하였다. 한편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거시건전성 정책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미국 등 각국 중앙은행의 금융안정 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개편이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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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안정목표제
물가안정목표제(inflation targeting)란 중앙은행이 명시적인 중간목표(intermediate target) 없이 일정기간 동안 또는 중장기적으로 달성해야 할 물가상승률 목표치를 미리 제시하고 이에 맞추어 통화정책을 운영하는 방식이다. 즉 중앙은행은 통화량, 금리, 환율 등 다양한 정보변수를 활용하여 장래의 인플레이션을 예측하고 실제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에 수렴할 수 있도록 통화정책을 운영하며 이후 그 성과를 평가하고 시장의 기대와 반응을 반영하면서 정책방향을 수정해 나간다. 물가안정목표제는 다음과 같은 핵심 요소를 포함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첫째로 물가안정목표의 구체적인 수치가 제시되어야 하고, 둘째로 통화정책의 목표 중에서 물가안정이 가장 중요한 목표가 되어야 하며, 셋째로 제시된 목표의 달성에 대한 책임성이 확보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물가안정목표제는 1990년 뉴질랜드에서 처음 도입되었으며 이후 캐나다, 영국, 스웨덴, 호주 등 일부 선진국과 다수의 신흥시장국으로 확산되었다. 우리나라는 1998년부터 물가안정목표제를 도입하여 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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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목GDP목표제
명목GDP목표제란 명목GDP가 사전에 정한 목표수준을 따라가는 것을 목표로 하는 통화정책 운영체제이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인플레이션, 저성장, 저금리 현상이 지속됨에 따라 물가안정목표제의 대안으로 일부 학계를 중심으로 제시된 방안이다. 명목GDP목표제에서는 물가와 실물경제에 동일한 가중치를 부여하기 때문에 경기부진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한 유가급등과 같은 공급충격으로 물가상승과 생산감소가 동시에 발생하는 경우 어느 정도의 물가상승을 허용하여 생산감소폭을 축소시키는 유연한 정책대응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그러나 명목 GDP목표제의 경우 물가안정에 대한 중앙은행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어렵고 현실 적합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물가와 경기를 동시에 고려하기 때문에 명목기준지표로서의 명료성이 떨어지고 기대 인플레이션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어렵다. 또한 목표대상지표의 포괄범위도 넓어 중앙은행의 통제가능성도 낮다. 이러한 한계로 현재 명목GDP목표제를 실제로 채택한 사례는 아직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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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신용
예금취급기관이 중앙정부, 지방정부 및 사회보장기구, 기업, 가계, 기타금융기관 등 여러 부문을 통해 공급한 통화를 국내신용(DC; Domestic Claims 또는 Domestic Credit)이라고 한다. 국내신용은 부문별로 대출금, 유가증권, 주식 및 기타지분 등 각각의 세부항목을 보여주므로, 각 부문을 통해 어떠한 형태로 통화가 공급되었는지 파악할 수 있다. 이처럼 통화공급경로를 주체별로 나누는 것은 통화량이 통화신용정책 이외에도 재정수지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통화정책 운용시에 이와 같은 통화 등의 각 부문별 신용공급을 고려하기 위함이다. 중앙정부부문을 통한 통화공급은 정부의 재정활동의 결과인 재정수지에 따라 그 규모가 결정된다. 민간부문을 통한 통화공급은 민간신용이라고 하는데, 이는 금융기관이 기업과 가계에 대하여 대출을 해주거나 기업이 발행한 유가증권을 금융기관이 매입하는 등의 형태로 이루어진다. 우리나라가 물가안정목표제를 도입한 1998년 이전에는 한국은행 통화신용정책 수행에 있어 최종목표와 중간목표가 있었다. 최종목표는 물가안정, 경제성장 등을 의미하며, 중간목표는 이러한 최종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중앙은행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경제변수, 즉 통화량 또는 금리 등을 말한다. 국내신용은 1970년부터 1977년까지 통화신용정책의 중간목표로 활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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